[이만주 문예만보] 무등산 등정

이만주 승인 2023.11.11 21:04 의견 0
이만주 문예비평가, 작가 [사진=더코리아저널]


[이만주 문예만보] <무등산 등정>

지난 5월 무등산에 올랐다. 오래 전에 버킷 리스트에 '무등산 등정'을 올려놓았었는데 실로 수십년 만에 이룬 것이다.

큰 규모 바위의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무등산은 심플하고 담백하면서 웅장했다. 서울에서 제일 높은 배운대(836m)보다 300m가 더 높다는 사실에 놀랐다.

무등산장에서 출발하여 '서석대'에 올랐다 '입석대'를 거쳐 하산하면 왕복 3~4시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겁없이 포항에서 온 이종암 시인(50대)을 따라나선 것이다.

그런데 장불재에서 방향을 틀어 비경인 규봉암에 들르는 바람에 무등산 언저리를 삥 한 바퀴 도는 결과가 되었다. 총 7시간 소요의 산행.

담양 '글을낳는집'으로 돌아와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여자 문우文友들이 "그 나이에 그렇게 오래 하다니, 징하다, 징해" 하며 '7시간의 싸나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인상깊은 일이 있었다. 1,100m 서석대에서 노옹(老翁) 한 분을 만났다. 연세를 여쭈어보니 88세셨다.

"콜라텍 가서 할머니들하고 춤추는 것도 그저그렇고 그래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서석대에 오르오" 하신다. 연세보다 훨씬 젊어보이고 정정하시다.

이번에 이룬 '무등산 등정'을 버킷 리스트에서 지웠지만 다시 추가했다. "88세에 팔팔하게 무등산 등정하기!"

#무등산 #서석대 #입석대 #장불재 #규봉암 #무등산장 #등산 #등정 #버킷리스트 #주상절리 #글을낳는집 #콜라텍 #징하다

[사진=이만주]

저작권자 ⓒ 더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