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웅 중구난방] 여자의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긴 이유

김대웅 승인 2023.12.16 07:14 의견 0
김대웅 문화평론가 [사진=더코리아저널]


[김대웅 중구난방] <여자의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긴 이유>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은 남자 79.7세, 여자 85.7세, 평균 82.7세로 여자가 평균 6년 정도 수명이 더 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여자의 수명이 남자보다 평균 5~6년 더 길다. 왜 여자가 남자보다 평균적으로 오래 사는 걸까?

여자의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긴 것은 그처럼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수많은 학자들이 저마다 수많은 가설들을 제시하고 있어서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그 이유들을 생물학적, 사회적, 문화적인 세 갈래로 나눠 복합적으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OECD주요 회원국 평균치를 웃도는 한국인의 기대수명(2017).

OECD주요 회원국 평균치를 웃도는 한국인의 기대수명(2017). 출생자가 출생 직후부터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를 기대수명이라 한다.

그 가운데서도 생물학적 요인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될 것 같다. 또 그 만큼 여러 가설들이 많지만 인간의 염색체에서 그 이유를 찾는 학자들이 많다. 우리 인간의 염색체는 여자가 XX염색체, 남자가 XY염색체로 구성돼 있다. X염색체는 같은 X염색체와 상호보완 기능이 있다.

예컨대, 한쪽 X에 이상이 생기면 다른 X가 즉시 보완해 주고, 문제가 심각하면 대체기능까지 있다. 마치 쌍발 비행기의 한 쪽 엔진이 고장나면 다른 엔진 하나로도 비행을 할 수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남자의 XY염색체에서 Y염색체는 전혀 그러한 기능이 없다. 말하자면 예비부품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남자는 여자보다 생존기능이 훨씬 취약해서 여자보다 오래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음, 여자에서 여자로, 즉 모계로만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기능이 여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모든 진핵세포에 들어있는 활력체로써 산소를 이용해서 우리가 흡수한 영양분을 분해시켜 에너지로 전환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토콘드리아에 어떤 이상이나 돌연변이가 생기면 남자는 건강이 크게 손상되지만 여자는 해로운 요소들을 스스로 제거하는 기능이 있어서 질병을 막아주고 면역력을 강화시켜 준다. 각종 뇌질환이나 당뇨, 비만 등 많은 질환들이 미토콘드리아의 이상과 돌연변이에서 발생한다. 모계로만 유전되기 때문에 여자의 수명연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다음, 남녀 호르몬의 차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단기적으로는 신체를 강화시켜 주지만 나이가 들면 심장질환, 고혈압, 동맥경화, 전립선암을 비롯한 각종 암을 유발한다. 또한 감정적으로 공격성, 투지 등을 촉발시키는 위험성이 있다.

반면에 여자들은 테스토스테론으로부터 자유로울 뿐 아니라,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은 심장을 보호해 주며,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주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따라서 동맥경화와 같은 심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자보다 훨씬 적다.

뇌의 기능도 여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남자는 분석과 판단, 언어를 활용할 때 좌뇌, 한 쪽을 사용하지만 여자는 좌우 양쪽 뇌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남자보다 뇌손상 가능성이 한결 낮다.

남자보다 풍부한 여자의 피하지방층도 여자의 건강에 크게 기여한다. 체온유지와 활동에 남자보다 에너지를 덜 쓰게 해서 생존가능성을 높여준다.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수도 여자가 남자의 80% 수준이어서 남자보다 산소를 덜 쓰고도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사회적 요인으로는 언어의 활용에서 남자는 되도록 말을 적게 하기 때문에 불만이나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 또한 불쑥 거친 말을 하거나 격한 감정을 표출하고 충동적이어서 충돌할 위험성이 크다. 하지만 여자는 남자보다 몇 배 더 많은 말을 함으로써 솔직한 감정을 표출하고, 건강지식이나 정보도 교환한다.

그리하여 여자는 남자보다 스트레스도 적고 자신의 건강이상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만 남자는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잘 안하기 때문에 하찮은 병도 큰병, 중병으로 키우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갖가지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여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범죄를 저지르다가 큰 상처를 입거나 죽을 확률이 여자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자살률도 남자가 여자보다 2배 이상 높다. 전쟁이나 대형사고가 나면 남자들이 여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죽는다. 특히 전쟁은 수많은 젊은 남자들을 희생시킨다.

성별 자살자수 및 자살률 추이(2013)

뿐만 아니라 남자의 중노동은 신체와 건강에 큰 부담을 주기 마련이어서 노년에는 자신의 건강에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남자는 여자보다 훨씬 조심성이 부족하면서도 대담하고 무모해서 위험을 자초하는 경우가 무척 많다. 그에 따라 많이 다치거나 죽는다. 또한 평균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신체가 큰데, 몸집이 크면 에너지 소모도 많다.

문화적 요인으로는 남자의 생활방식에 문제가 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 수명을 단축시키고 지나친 음주가 각종 충돌과 사고를 야기시켜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또한 남자에게는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는 습성이 있다. 부질없이 자신은 건강하고 정상적이라고 여기며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고, 병원에 가기를 싫어해서 각종 질환을 예방할 기회를 놓친다.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여자가 평균적으로 남자보다 왜 오래 사는지 충분히 짐작할 것이다. 하지만 여자가 오래 사는 이유 가운데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여자의 집요한 생존본능이다.

남자는 번식력이 강하지만 여자는 생존력이 남자보다 매우 강하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끝까지 아이를 보호하려는 모성애도 생존본능에서 나오는 것이며, 어떠한 극한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살려는 의지가 남자보다 몇 배 강하다. 어쩌면 그러한 생존본능, 강한 생명력이 여자로 하여금 남자보다 오래 살게 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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