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메타포] 떠 있는 섬

박상희 승인 2023.12.16 14:28 의견 0
박상희 조각가 , 작가 [사진=더코리아저널]


[박상희 메타포] 떠 있는 섬/ 조각가 박상희

섬이 되어버렸다

어느새.

아니 늘 그랬다.

우리가 잠시 몰랐을 뿐.

우리의 시선이 다른 곳을 보고 있었기에.

섬이 아프다.

육지로 나가거나 들어올 배가 없다.

땅이 어느새 섬이 되었고 그 섬은 고립되었다.

이들에겐 '고도를 기다리는' 불안한 희망조차 없을 것이다.

오로지

존재하는 것에 대한 공포.

사랑은 폭발음과 함께 증발했다.

남은 것은 주검.

살아남은 자의 증오.

그들의 神은 해결해주지 못했다.

오히려 신의 이름으로 서로의 폭력을 정당화 했다.

우리 모두는 섬.

섬에 하나씩 각자의 섬을 가지고 있다.

섬을 오가며 서로의 영역을 넓혀 육지가 되고 다리가 돼주고 또 육지가 스스로 섬이 되길 바라는 행복한 고립?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섬이 자꾸 아프다고 한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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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제목: 떠 있는 섬.

작품재료: Mixed media

크기: 74X72X22cm

제작년도: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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