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영 감성일기] 만남과 이별, 새해의 열 다짐.

이대영 승인 2024.01.13 17:23 의견 0
이대영 문학박사,중앙대 예술대학원장[사진=더코리아저널]


[이대영 감성일기] <만남과 이별, 새해의 열 다짐>

하나님 주신 나의 2023년 계묘년을

빼곡히 적어 하늘로 올려 보내다.

만남과 이별, 새해의 열 다짐.

1.

만남에 있어서 중요한 건 나의 모습과 행동이 아니라, 남이 보는 내 모습이다. 나는 안그런데 왜 남이 나를 그렇게 평가할까 따지지 말아라. 우리는 저마다 타인의 기억 속에 부유하는 작은 조각배이다. 그 조각배들이 모여 우주와도 같은 "나"라는 존재가 완성된다. 고로 내가 평소 하던대로 타자를 만나는 것이 좋다. 발전하는 모습 보이면 된다. 굳이 타자의 마음에 들도록 억지로 나를 꾸미거나 하지는 말아라. 서운해하지도 마라. 그 사람 아니고서라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 부지기수다.

2.

긍정의 뜻이든 부정의 뜻이든 "만나보니 그 사람이 듣던 거와는 많이 다르더라." 이런 말을 자주하는 사람은 편견이라는 색안경으로 세상과 사람을 오독하는 습관을 가진 것이다. 그가 대중 소구력이 있는 셀럽이다면 위험하다. "그"라는 존재를 단 한번 만나본 적 없이도 그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편견은 자신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주변마저 고독하게 한다. 가급적 겪은 일만 긍정으로 전해도 세상은 고요해진다. 편견을 내쫓고 긍정을 들이자.

3.

신뢰가 금이 가면 끝난 것이다. 세메다인 아교칠을 잔뜩 바른다해도 계속 삐걱이다가 끝내 부러진다. 계속 과거의 일을 들추며 서로 옳다고 강변하며 자기 주장에 골몰할 뿐이다. 그나마 미움이 덜할 때에 헤어지는 것이 좋다.

4.

몸이 그렇듯, 관계가 그렇듯, 언어가 튼튼하고 유연해야 미래가 있다. 수평적 관계인지 수직적 관계인지 배타적 관계인지 우호적 관계인지에 따라 언어를 잘 골라서 써야한다. 말은 그 사람의 타자에 대한 사랑과 예의와 의지와 미래가 담겨 있는 법이다. 말을 가릴 줄 알고 말을 가눌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을 맡기거나 곁을 주지마라. 특히 험담을 즐기거나 푸념을 많이 하는 사람은 멀리하라.

5.

만남은 오랜 관계가 좋다. 오랜 관계는 서로를 다 이해할 수 있는 경지이다. 그렇더라도 내가 그와 매우 절친하다고 그의 모든 것이 나와 연계되어 있으며 내게 모든 것을 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아니된다. 그는 엄연히 나와 다른 존재이며 내가 구속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하나도 없다. 따라서 그와 모든 것을 함께하지 못함을 속상해하지 말고 그저 장무상망하며 서로 응원하고 그리워하라.

6.

은근히 칭찬하면서 엿먹이는 것, 그것은 말이 아니라 짖음이다. 따라서 그의 표정과 행동에서 깊게 묻어난다. 느낌은 이성이 감지하지 못하는 순결한 영적 영역이다. 각자의 느낌이 개별적으로 다른 까닭이다. 둔감하여 느낌이 닿지 않는다면 신뢰할 수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라. 그마저도 귀찮다면 멀리하거나 깨끗이 헤어져라. 느낌은 생존을 위한 메타언어다.

7. 페북도 새해맞이를 위해 한 번 털어낼 때다. 비워야 채워지는 법이다. 가시는 임이여 안녕히 가시고, 더 멋진 세상을 맞이 하시길. 새해의 추억을 여전히 함께하실 임이여, 예쁜 생각으로 서로의 삶이 더 아름답고 다채롭게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라다.

8. 하늘로부터 새로 선물받은 2024년의 족자. 펼치다. 텅 빈 공간에 붓을 들고, 나와 가족과 지인의 건강과 행운, 나라의 평강과 융성을 우선 기원하다.

9. 문명의 발화는 창조적 소수자에 의해, 문명의 파괴는 무지한 도적 무리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다. 교내외로, 국내외로 변화가 많다. 시대는 아톰에서 비트로 전이된다. 생각전쟁에서 승리하는 창조적 소수자가 되자.

10. 갑진년, 푸른 용의 해, 편견 없는 푸른 마음으로 세상을 보자. 그렇게 두 채의 집을 팔아 두 마리 용을 사자. 아집과 고집을 팔아, 관용과 포용을 사자.

오늘 주니어 쌤을 입원시키다. 염창동 주치의 정정록 선생이 있다는 것, 내게도 쌤에게도 큰 기쁨이다. 이렇듯 새해의 복(福)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더 큰 마음으로 세상이라는 창(窓)을 열고, 꿈의 과녁을 겨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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