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메타포] 달의 여신, 셀레네와 민통선의 달

박상희 승인 2024.01.27 21:46 의견 0
박상희 조각가 , 작가 [사진=더코리아저널]


[박상희 메타포] 달의 여신, 셀레네와 민통선의 달/ 조각가 박상희

강화의 작업실 창窓에서 바라 본

검은 하늘에 달.

마치 먹지에 떨어진 하얀 점.

태극을 닮았구나.

너는 네 몸이 줄어드는 파편의 고통 속에서도

우주의 배꼽이고 싶었나 보다.

이렇게 쓰고 보니 뜬금없이 그리스의 신화, 달의 여신, 셀례네의 러브스토리가 생각난다.

셀레네는 미소년 엔디미온을 처음 본 순간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셀레네는 제우스에게 엔디미온의 아름다움과 젊음을 영원히 유지하기 위해 그를 잠에서 깨지않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셀레네의 소원대로 엔디미온은 라트모스 동굴에서 영원한 잠에 빠지게 되었다.

셀레네는 밤마다 엔디미온이 잠들어 있는 동굴로 찾아와 그와 함께 지냈고 엔디미온과의 사이에 50명의 딸을 낳았단다.

그리스 사람들,

아무리 신화라 하더라도 참으로 대단한 구라, 뻥쟁이들이다.

잠들어 있는 엔디미온과 어떻게 애를 낳았단 말인가? 그것도 50명씩이나.

그 방법을 안다면 2인당 0.7%인 세계 최고의 인구 감소율의 대한민국에 최고의 특효가 아닐 수 없겠다.

우리도 옛날엔 정월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었다.

그중에서도 자식이 없거나 딸만 낳은 부녀자들은 아들 낳기를 빌고 빌었다.

할머니가 기도했던 정화수에 뜬 새벽달을 본 기억이 있다.

참으로 조용한, 초승달이 뜬 강화의 겨울밤이다.

[사진=박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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