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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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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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영 문학산책] 베꼽/ 문혜영
어린 날, 소꿉놀이가 재미없어지면
가볍게 털고 달려가 엄마~ 불렀다
그어린 날에서 얼마나 멀리 왔는데
아직 난 사는 일이 소꿉놀이 같다
그래서 가끔 지치고 시들해지면
툴툴 털고 일어서야지 한다
어스럼 저녁이 오면
지치지 않아도, 시들해지지 않아도
공연히 울먹이며 달려가던 품속
어디서 찾을 수 있나
어디서 난날 수 있나
배꼽 속에 문이 있을까?
세상 밖 우주 공산으로 밀어내고
빚장 닫았던 배꼽
그 문 열고 들어가면 길이 열려 있을까?
하루 같은 내 삶에도 어스름이 찾아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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