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상경 ] 향명의 아침 이야기

김상경 승인 2024.03.10 14:31 의견 0
시인/작가 향명 김상경 [사진=더코리아저널]


[기고 김상경] 향명의 아침 이야기 ... 시인/작가 향명 김상경

1.동백 설화

엊그제 경칩이 지났다.

개구리를 비롯 만물이 기지개를 편다

그동안 움츠림을 햇살 다리미로 펼칠때다

이때 쯤 생각나는 꽃이 있다

동백,십일월쯤 개화하기 시작하여 3월 중순쯤 만개하고 선운사 동백의 경우 4월까지

핀다.

그래서 춘백이라고도 하는데 낮설다.

동백은 생각만해도 가슴이 붉어 지는 묘한 이름이다.

필때는 붉음을 토혈하듯 피워내고 질때는 봉오리 전체로 져버린다

향명은 동백의 고장, 고창 선운사 바로 옆 동네 반암이라는곳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그곳에서 지내고 중 이상은 객지에서 보냈다.

봄 소풍이나 가을소풍은 대개 산고갯길을 넘어 선운사 골짜기 수대동 연기동 삼인리를 거쳐 선운사 앞 넓은 뜨락에 도시락을 까먹고 술레잡기 또는 보물찾기 노래자랑 선운사 경내관람 을 하며 새처럼 기쁘게 다녀온 추억이 아슴하다.

아이들 찾지 않는 경내 뒤에

검붉게 피어 있는 꽃 그 꽃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바라보다

돌아온 동백,

동백은 여러시인들에게 깊은 감흥을 주었다

◇동백꽃 /문정희

지상에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뜨거운 술에 붉은 독약

타서 마시고

천 길 절벽 위로

뛰어내리는 사랑

가장 눈부신 꽃은

가장 눈부신 소멸의 다른 이름이라

--

위시는 "문정희 선생" 의 시다

동백이 독약타서 마시고 천길 절벽위로 뛰어내리는 사랑이라니..

이미자 선생의 "헤일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얼마나 울었던가!"

노랫말이 오버랩된다.

여러 추억이 있지만

선운사 대웅전 그 뒤에 몰래 몰래 피어 있던 동백..

몇은 모가지를 땅에 떨구고 몇은 다소고시 피어 있었다.

진한 피먹을 안고 피어 있는 동백..

그곳에서 자라거나 그곳을 거쳐간 이들은

대개 선운사 동백을 그리워 한다.

선운사 풍천강 수대동 건너편에 살았던 미당,

서정주는 1950년대 어느해 동백이 그리워 동백을 보러 갔다가 보지 못하고 수대동 삼거리집에서 막걸리만 그녀와 진탕 마시고 돌아갔다 한다.

선운사 입구에는 시비하나있는데,

<선운사 동구>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습니다.

위 시한수로 아쉬움을 달랬다고 한다.

후설에 의하면 뒷날 그집을 찾았더니 막걸리값도 받지 않았던 그녀자도 떠났다고 한다.

아무튼 선운사는 최영미 시인에게도 이르렀다.

"꽃이 피는건 힘들어도

꽃이 지는건 잠깐 이더군..

<략..>

꽃이 지는건 쉬워도

잊는건 한참 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만남과 이별의 정한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명시를 남겼다

그뿐인가

송창식의 노래로 유명한 "선운사에 가신적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등의 노래시가 지금도 가슴을 울린다.

향명은 년전에 졸시 하나를 썼다.

선운사 23 /향명 김상경

내,고향을 일찌기

한 시인에게 빼앗기고

고향의 동백꽃을 보네

이미 첫 키스를

누구에게 바쳤어요

당신이 올줄은 미쳐 몰랐어요

동백은 머리 떨구고

선운사를 떠났네

언제나 한발 늦은 생애

여자 사랑 첫키스도

늦 사랑 시마져

그리 되었네

선운사 ,유년의 설렘이 원족 가든곳

첫사랑을 따고 잃었던곳

그 바람소리

풍경 울음

지금도 빈 가을처럼 울리네

기왕 오늘은 동백이 심상을

점거 했으니 이미자 선생의 동백아가씨나 왼종일 마음에 모시고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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