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영 감성일기] 선한 사람들을 위한 소나타

이대영 승인 2024.07.07 13:25 의견 0
이대영 문학박사, 중앙대예술대학원장 [사진=더코리아저널]


[이대영 감성일기] 선한 사람들을 위한 소나타

까닭없이 타인을 혐오하는 자는 나쁜 사람이다. 부추기는 자도 나쁜 사람이다. 거짓을 퍼트리는 사람도 나쁜 사람이다. 나쁜 사람들과 스치면 하루종일 속상하다. 요즘이 그렇다. 다 거짓이다. 5G로 정보가 오가는 바쁜 세상이다. 바쁜 사람과 바쁜 사람들 사이에 소통 부족으로 신뢰가 금이 가면, 그 틈으로 나쁜 사람들이 스멀스멀 활개치며 이간을 시작한다.

그 나쁜 사람은 일단 뻔뻔하다. 눈과 귀와 혀는 있으나 염치가 없다. 죄를 짓고도 남탓이다. 배려심이 없고 독불장군이다. 협회나 학회나 단체 및 국가 등 공동체의 법은 그들에게 이언령비언령이다. 나를 위해 법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대개가 먼저 약속과 법규를 깨고도 억울하다 고함친다. 허풍이 심하고 언어 낭비가 심하며 대체로 책임감이 없다. 법과 정의보다는 친소관계를 중시한다. 내 편 네 편으로 나누어 이득을 보는 쪽에 서서 단물을 빤다. 기회를 엿보며 이간과 선동과 왕따 등 정신적 폭력을 즐긴다.

나쁜 사람들은 어떤 형태이든 적당한 희생자를 제물 삼아 제 이익을 도모한다. 진실과 참을 구분하지 못하여 참이 아닌 것을 참이라 우기고, 광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역사를 조작하고, 때로는 부정의를 정의로 포장하고, 증오의 신과 계약을 맺고, 아시타비의 주문을 외며, 혐오와 조롱의 춤을 추며, 생명이 아닌 죽음의 카니발을 즐긴다. 나아가 소소한 투정을 넘어 소란, 소동, 투쟁, 폭동을 주선하는데 그것이 그들의 재주요 기쁨이다.

혼돈은 새로운 완장과 계급을 낳으니 대환영이다. 죽은 자의 넋을 위로한다고 산 자를 죽여 제삿밥을 짓는다. 이렇게 나쁜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을 유혹하여 대중을 만드니, 그 대중은 당동벌이로 나쁜 영웅을 더 추앙한다.

땅의 역사는 그들을 영웅이라 기록하나 하늘의 역사는 그들을 악인으로 기록한다. 그렇다. 하늘의 그물망은 느슨하나 악인은 빠져나갈 수 없다. 하늘이 내리는 인과응보에 시차는 있으나 오차는 없다. 하늘의 찰라는 땅의 백년이니 자식손주 세대까지 대를 이어 응보하리니, 그러므로 각자의 양심의 나침반을 들여다보며 나쁜 마음보다는 선한 마음을, 나쁜 말보다는 예쁜 말을 모아야 할 때이다. 착한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공진하나, 나쁜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공멸을 부를 것이다.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하늘이 내려다 볼 때에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니기를 기도하다. 그도 나쁜 사람이 아니었기를 기도하다. 내가 오래도록 본 그가, 또 그의 나쁜 무리들이 그저 환영이었기를, 나의 착시였기를 기도하다.

사직제례악 ㅡ 국립국악원 공연이 곧 다가온다.

선한 사람들을 위한 소나타. 땅과 생명에 희망과 풍요가 넘치는 멋진 세상을 기도드리다.

[사진=이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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