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 칼럼] 바둑 (1)- 바둑(碁)의 의미

천지인 승인 2024.07.07 15:47 의견 0
천지인 논설위원 [사진=더코리아저널]


[천지인 칼럼] 바둑 (1)- 바둑(碁)의 의미

흔히 기(碁)를 바둑이라 부른다. 이것은 밭둑에서 유래된 말이다.

산 위에서 본 밭둑이 바둑판과 같아서 바둑을 밭둑이라 하였을 것이다.

바둑을 시작해서 두게 되면 그 취미가 일생동안 지속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바둑두기를 좋아했어도 함께 둘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요즈음은 인터넷비둑으로 저변확대되어 오로바둑에서 가끔 바둑을 두곤한다.

바둑이 두뇌계발에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통설이며, 특히 치매예방을 위해 바둑을 배우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 프로기사 가운데 치매 환자가 아직 한 명도 없다고 한다.

바둑이 건강에도 좋다는 것은, 일찍이 한서(漢書)를 저술한 반고(班固)가 최초의 바둑론 「기지(碁旨)」에서 말한 바 있다.

“우주 대자연의 음양원리를 도입한 바둑은 상대성을 추구해가는 놀이다. 이를 즐기며 체득해가는 동안 인간은 우주원리에 순응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수명을 연장해 장수할 수가 있다.”

바둑은 더 단순해질 수 없을 만큼 극도로 단순화된 가운데 무한(無限)의 함축이 있지만, 바둑처럼 내용이 깊고 변화가 무궁무진하면서 규칙이 간단한 게임은 없다.

요약하면 흑백이 교대로 두며, 직선으로만 연결되며, 두 집이 나야 산다는 세 가지 원칙에 몇 가지 부칙이 따를 뿐이다.

바둑판은 방형(方形)이요, 바둑돌은 원형(圓形)이라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진 모양을 뜻하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이 된다.

그리하여 바둑알과 바둑판과 사람이 만나, 즉 천지인(天地人)의 요소를 갖춘다.

또한 돌의 흑과 백은 방형의 판과 원형의 돌과 더불어 가장 기본적이며 각각 가장 대조적인 조화의 두 가지 형태이다.

요임금이 물었을 때 선인(仙人) 포이(蒲伊)는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바둑을 전수하였다.

반상 정중앙인 천원(天元)으로부터 출발하며 사방(四方)을 제압한다.

기반(棋盤)의 선(線)을 평(枰)이라 하고 선과 선 사이를 괘(罫)라고 한다.

바둑판은 네모지고 정적(靜的)이지만 바둑돌은 둥글고 동적(動的)이다.

포석에 있어 집을 차지하려면 귀를 첫째로 하고, 변을 둘째로 하며, 중앙을 셋째로 함이 근거를 만드는 순서이다.

바둑은 무엇보다도 효율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바둑판에서 가장 가운데 점을 천원(天元)이라 하는데 하늘의 근본이란 뜻이다.

오행에서는 土이며 태극에 해당하는 자리이니 전체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

프로는 돌의 형태를 보고서 그 바둑의 승패를 직감한다고 한다.

형태가 좋다는 것은 둔 돌이 전부 활동하고 있음을 뜻하며, 형태가 나쁘다는 것은 돌이 비능률적이어서 활력을 잃었다는 의미이다.

그 이외에도 바둑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세상은 음과 양의 조화이며 선과 악의 싸움이다.

이것을 검정색 돌과 흰색 돌이 놓이면서 전쟁놀이(세상 통치) 게임이 바둑인 것이다.

고금(古今)에 걸쳐 무수한 바둑이 두어졌지만, 동일한 국면의 바둑은 한 판도 재현되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일일신(一日新)의 의미를 함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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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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