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저널 최은화 기자] 제33회 2024 파리 올림픽의 성대한 막이 올랐다.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17일간 열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와서 나누자’라는 슬로건과 함께 열리는 이번 대회는 206개국 1만 500여 명의 선수, 우리나라는 21개 종목에 선수 143명이 참가해 올림픽 무대를 누빈다.
파리에서 개최하는 무려 세 번째 대회지만 우리나라로선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 1900년에 열렸던 2회 대회는 대한제국이 IOC 비회원국이라 참가하지 않았고, 1924년 8회 올림픽 때는 일제강점기였기 때문에 태극마크를 단 한국 선수단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워낙에 스포츠를 좋아하는 아들과 남편은 파리올림픽의 개막식을 7월 초부터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나는 경기 자체보다는 파리라는 도시를 만날 생각에 올림픽이 기다려졌다. 올림픽 최초로 주경기장이 아닌 파리 센강을 누빌 선수들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황홀했다. 우리 가족은 알람을 맞춰놓고도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고 뜬 눈으로 파리 올림픽을 기다렸다.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영상에 등장한 프랑스의 국민 축구 선수 지네딘 지단.
드디어 개막식 시작! 성화를 들고 우왕좌왕하던 남자가 프랑스의 대표 축구선수 지단에게 성화를 전달하는 영상은 실사 화면으로 바뀌며 파리 센강에 첫 번째 국가인 그리스가 등장했다.
파리의 랜드마크에서 펼쳐지는 개막식의 공연을 보고 있자니, 새삼 파리라는 곳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열정과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올림픽 참가국 선수들의 활기찬 모습, 중간 중간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멋진 공연을 보고 있자니, 최초의 야외 개막식으로 날씨와 테러 등 여러 가지 우려도 있었지만 파리 올림픽 개막식이야말로 수많은 관중과 함께 진정한 파리를 만날 수 있는 실로 역대급 개막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대한민국 선수들을 실은 배가 태극기를 펄럭이며 등장했다. 기수는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와 수영 김서영 선수다. 어쩐지 지난 올림픽들에 비해 등장이 이르다 했더니 한국 국가명이 프랑스어로는 ‘Korea’가 아닌 ‘Coree’라서 이 기준에 따라 48번째로 등장했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이 무엇보다 특별한 것은 야외에서 열리는 개막식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문화와 예술의 도시 파리 곳곳을 올림픽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개막식을 통해서 보이는 파리의 대표적인 명소, 에펠탑은 물론이고 모나리자를 만날 수 있는 루브르 박물관, 고흐의 자화상과 별이 빛나는 밤에를 소장하고 있는 오르세 미술관, 노트르담 성당 등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개막식을 지켜봤다.
파리 올림픽의 특별함은 개막식에서 그치지 않는다. ‘탄소 중립’을 강조해 최대한 경기장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이 장소들이 예사롭지 않다. 에펠탑이 올려다 보이는 샹드마르스 공원에서는 비치 발리볼 경기, 베르샤유 궁전에서는 승마와 근대5종 경기, 역사적 건축물인 그랑 팔레에서는 태권도 경기가 펼쳐진다. 우리는 파리올림픽을 통해 파리라는 도시의 역사를 여행하게 되는 것이다.
제33회 파리올림픽은 남녀 평등 올림픽이자 평화 올림픽이기도 하다. 남자만 출전할 수 있었던 고대 그리스 올림픽에서 출발해 참가 선수의 성비가 균형을 이루는 첫 대회이기 때문이다.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참가가 금지됐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한편 야구와 소프트볼, 가라테가 제외된 반면, 브레이킹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금메달 5~6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벌써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현지 시각 25일에 열린 양궁 랭킹라운드에서 임시현 선수가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며 1위에, 남자 양궁의 김우진 선수도 1위를 차지하며 남녀 모두 1위를 휩쓴 것이다. 또 여자 핸드볼 대표팀도 독일에 짜릿한 1점 차로 역전승을 거두며 낭보를 전해왔다.
전통적인 메달 텃밭 양궁 외에도 수영의 황선우. 김우민 선수, 배드민턴의 안세영 선수 등이 국민의 응원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펜싱, 사격, 높이뛰기 등도 메달을 점치고 있는 종목이다.
코로나19로 1년이 미뤄졌던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제33회 파리올림픽이 그 시작을 알렸다. 올림픽 사상 첫 야외 개막식은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배를 타고 센 강을 누비는 각국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고 파리 명소에서 대중과 호흡하는 공연은 파리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담기에 충분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을 힘차게 응원할 일만 남았다. 비록 현지에 가지는 못하더라도 국민들이 마음을 모으면 된다. 금메달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니어도 괜찮다. 선수들 모두가 다치지 않고 최선의 기량을 발휘하기를 바랄 뿐이다. 누구보다 피땀눈물을 흘린 것은 선수 자신일테니 말이다. 파리 올림픽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우리 선수들에게 힘찬 파이팅을 보낸다.
***(발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nanann@hanmail.net )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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