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메타포] 노을과 새,

박상희 승인 2024.08.25 09:36 의견 0
박상희 조가가 [사진=더코리아저널]


[박상희 메타포] 노을과 새,

불이비일비不二非一非 / 조각가 박상희

새대가리?

누가 저 새들을 보고 새대가리라 할 수 있겠는가?

새들도 저렇게 함께 하는데.

노을 빛보다 아름다운 공생共生.

애초에 너와 나의 땅이 없고 네 것과 내 것을 구분 짓지 않는 우리의 갯벌,

바다.

그리고 하늘.

저 새들에게도 증오와 이데올로기가 있을까?

하나님과 브라만과 수드라, 불가촉 천민이 있을 것인가?

아르띠 뿌자도 없을 것이고 시바와 예수와 부처는 물론 예술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무섭도록 단순하여 아름다운 생.

사랑이다.

詩이다.

불이비일不二非一.

둘이 아니고 하나도 아니다.

이 사진들을 찍는 순간, 어떤 것이 이보다 더한 평화와 위로와 안식을 줄 수 있을까?

어떤 기도와 말씀이 이 새들의 부리짓과 날갯짓보다 절실하고 진실할 것인가.

그 절실함과 기도조차 벗어난 자리.

노을과 평화로움이 목화솜에 물 스미듯 내 심장을 적셨다.

우측, 2, 3킬로 저 다리 건너를 바라보니

금단의 영역.

새들만이 넘나들 수 있는 곳.

노을이 지기 전,

포구의 철망 문이 닫히는 이곳,

민통선이다.

저~~~쪽을 보노라면 늘 아스라한 안타까움과 어찌할 수 없는 답답함이...

마음으로는

생과 멸이 없는 자리.

불이不二

불이비일不二非一

불이비일비不二非一非라.

둘이 아니고 하나도 아니며 그 또한 아니라고 수없이 되뇌일 뿐~~~

창후항에서

2024년 8월 18일

*아르띠 뿌자--

인도 갠지스 강가에서 시신을 화장하는 제의 등을 일컷는다.

*인도의 4계급 중, 최하위 계급인 노예와 천민 수드라(Shudra)에도 못들어 가는 달리트, 불가촉 천민,

동물보다 대우를 못 받는다.

인도에선 똥이나 죽은 동물,

시신 등을 보거나 만지는 것을 재수 없다거나 금기시 한다.

그래서 시신의 화장 등의 처리를 불가촉천민들이 담당한다.

현재는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아직도 차별과 편견의 대우를 받는다.

*시바- 힌두교의 창조와 파괴의 신.

[사진=박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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