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문주] 문학· 출판 ·글쓰기에 대하여

강문주 승인 2024.10.20 05:39 의견 0
강문주 통신원, 바나나롱갤러리 대표


[기고 강문주] 문학· 출판 ·글쓰기에 대하여

# 노벨문학상을 타다

한국의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을 탔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 우리의 시를 가르치던 국어선생님들은 종종 이 아름다운 문학이 번역이 안되어 노벨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다고 아쉬워하곤 하셨던 달달하고 아련한 학창시절 추억이 있는데요.

이번 수상으로 그 선생님들이 어떤 기분과 마음을 가지실까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문장 #문학

방금 해밀이, 해든이 아빠와 연락을 했습니다.

응답문장이 다르다고 해서 심리상담사 29년차 라고 답을 했습니다. 언어에 민감하고 문장에 신경쓴 지 오래라는 답변을 한 겁니다.

우리 안에 있는 것을 꺼내는 것이 문학이고, 보이고 들리는 화려한 것들 속에도 문학은 남지 않을까 한다고 한강작가가 한 인터뷰를 좀 전 들었습니다.

즉, 자연 속 인간이 만든 인위 중에 문학은 인간들이 겪은 직간접 경험들이 쌓여 어느날 인간 저 안에서 당기면 쭉 올라온다는 거지요.

#출판과 일어난 일

상업미술영역에서 일하다가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를 하면서 전문적 미술일에서 멀어진 전문육아엄마 이지영 -전 갤러리큐레이터-이 코로나를 거치며 여러번 새로운 일로 바꾸더니 출판을 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녀가 대학교 2학년생 때 만났으나 이제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그림을 그리던 그녀가 어느날 어째서 글을 써 출판까지 하게 되었을까 저도 책을 받아 읽기 전까진 별로 짐작가는 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받아 펴든 순간, 심리치료사 인 저도 깜짝 놀랄 만한 문장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엔 늘 말이 별로 없는 그녀에게 묻지 않는 지인으로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 편한 말투로 줄줄 쓰여있었습니다.

대견하고 진짜 멋진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저자에게 읽은 주변으로부터 책을 써줘서 고맙다는 말과 힘이 된다는 메세지가 오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본인도 그저 자신이 서기 위해 썼고, 오래 아프고 실패가 까먹은 조개껍질처럼 쌓여가는 저에게 힘이 되려나 본인이 먼저 한 것 뿐인데 이런 반응들이 감격스러운지 막 이사한 나를 돕겠다고 청소도구를 사서 달려와 팥빙수 한그릇을 먹다가 목이 잠깁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 썼는게 그 글이 마음이 어딘가가 죽은 이들을 마구 두드리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것을 제 눈으로 본 것입니다.

#사는 것과 기록하는 것

독립출판, 소량인쇄 가 평범하게 가능한 요즘은 획일화를 통해 이룩한 지금의 번영을 통해 다시 우리가 얻은 개인의 차이를 인정받고 소소한 것에 집중할 자유를 쥐어줬습니다.

그리고 그 자유를 두 아이 엄마가 된 이 사람은 사용했고 많은 이들이 평범한 내 주변도 하는데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변화의 시도를 해봅니다. 그녀의 작은 학생이 자신도 책을 내겠다는 겁니다. 어떻게 됐냐구요, 당연히 냈죠.

나날이 어렵고 어두운 상황에 꿈같은 노벨문학상수상 소식과 더불어 용감한 한 시민의 성공적 출판 소식을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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