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메타포] 어느새 시월이 안단테 안단테 아다지오
박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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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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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 메타포] 어느새 시월이 안단테 안단테 아다지오~~~ /
조각가 박상희
새벽에 깨서야 어제가 10월의 마지막 밤인 줄을 알았다.
전시장 가기 위해 늦은 오후, 삼청동을 나서면서 10월 31일이라는 것을 시각적 기호로서 무심코 본 적이 있으나
심정적으로 시월의 마지막 밤으로 느끼지는 못했다.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시월이 끝나는 밤을 몇 번이나 보내겠는가?
봄날에 꽃잎 떨어짐과 10월에 가을 잎 떨어지는 것을 보는 가슴속의 진동은 그 여진의 길이가 다르다.
사람마다 각자가 보내는 시간의 속도 역시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안단테.
어떤 이는 아디지오로 좀더 느리게.
또 어떤 이는 안단테 콘 모토로
andante 보다는 좀더 빠르고 경쾌하게~~
앞으로의 시월.
그중 남은 한 번이 지나갔다.
속절없이?
그래도 아르떼 숲의 정 대표와 갤러리 팔레드 서울 이선엽대표, 화가 윤형재 선생과 예정에 없던 즐거운 저녁 식사와 차를 마시고 귀가 중,
아니!
어디선가
깊어진 가을밤임을 일깨우는 듯
갑자기
색소폰 소리가?
그 음향이 실크 스카프보다 더 부드럽게 내 심장을 감쌌다.
정독 도서관으로 가는
서울공예박물관과 송현 마당의 사잇길은 유럽의 길거리나 뉴욕 센츄럴 파크의 버스킹을 보는 것 이상으로 좋았다.
어제가 시월의 마지막 밤이어서 색소폰 소리의 질감이 그렇게 애절했던가?
인생을 한참 보내고 나서야 젊은 날을 애타하듯.
그래도 다행이다.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그러나 이미 오늘은 11월 1일.
멈춰 보이는 모든 것은 은밀하게 움직인다.
아주 조금씩~
아니 소멸한다.
천천히 때론 그렇게
인생이 그러하듯 .
그럼에도 내년에 또 시월이 오겠지?
그때는 비바치시모vivacissimo로 아주 빠르게 가겠지만
그래도 시간이여!
안단테
안단테
아다지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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