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웅 중구난방] 불행한 사람은 왜 불행할까

김대웅 승인 2024.11.17 07:30 의견 0
김대웅 문화평론가, 작가 [사진=더코리아저널]


[김대웅 중구난방] 불행한 사람은 왜 불행할까

국어사전에 ‘불행(不幸)’은 ‘행복하지 못함’으로 간단하게 풀이하고 있다. 불행은 영어로는 여러 어휘들이 있지만 unhappy가 맨 먼저 나온다. 역시 행복하지 못한 상태가 불행이다. 불행한 사람은 왜 행복하지 못할까? 불행한 사람들은 불행은 잇따라 밀려온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불행하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불행한 사람은 왜 불행할까? 왜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우리 인간은 행복추구가 가장 큰 삶의 목표다. 그런데 왜 나는 행복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불행에 시달려야 할까? 불행한 사람들은 서슴없이 자신은 불행하다고 말한다. 자신은 팔자가 사납다느니, 뭘해도 잘 안되는 운명이라느니,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우선 불행한 사람들의 그러한 넋두리만 들어보면 그 사람이 왜 불행한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불행한 사람들의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부정적인 마인드’다. 어느 사람이나 인생이 반드시 순탄하고 순조로울 수는 없다. 숱한 우여곡절과 파란만장과 희노애락을 겪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데 불행한 사람들은 마치 이 세상에서 자기 혼자만 불행한 것처럼 생각하는 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처럼 부정적 마인드가 강하기 때문에 세상만사를 부정적으로 보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장점보다는 단점만 지적하기 일쑤다. 또한 자신의 처지를 항상 비관하기 때문에 불평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어 더욱 불행하다.

거의 대부분의 자신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또 한 가지 두드러진 특징은 자기집착이 강하고 ‘자기위주’라는 것이다. 그것을 이기주의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자기위주로 판단함으로써 자기 자신과 부딪친 온갖 좋지 않은 상황들을 자기 잘못이 아니라 남의 탓으로 돌린다. 심지어 조상탓, 부모탓까지 한다. 자신이 불행한 것은 근본적으로 그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이나 역량, 노력부족 등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합리화시키며 언제나 남을 탓하고 노골적으로 남들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때문에, 주변에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더욱 불행해 진다.

불행한 사람들은 항상 감정이 앞선다. 감정을 앞세우면 그만큼 이성적인 판단이나 행동이 소홀해 지고 감정기복이 심해진다. 느닷없이 벌컥 화를 내거나 비탄에 빠져서 자신의 삶을 포기할 듯한 넋두리를 쏟아놓는 등, 때로는 정신질환자같은 모습을 보인다. 또한 누가 진심으로 자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충고나 조언을 하면, 그가 하는 말의 전제적인 맥락을 생각하기에 앞서 못마땅한 어느 말 한마디에 집착해서 불만을 터뜨리며 물고 늘어진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조차 화나게 하고 멀어지게 한다. 항상 감정이 앞서 자신의 현실과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개선하지 못하기 때문에 좀처럼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부정적이고 자기위주이며 감정적인 태도로 편협해져 남들에 대한 이해심이 부족하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른다. 너그럽지 못한 감정적 마음가짐으로 절대로 남의 우발적이고 우연한 잘못조차 용서하지 않는다. 그래서 주변에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잘되는 일이 없다. 그렇게 불행한 사람들은 스스로 불행을 자초한다.

불행하다는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생각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무엇을 실천하기보다 너무 많이 생각한다. 따라서 그만큼 남들보다 걱정도 많다. 자신의 처지를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고, 도저히 변화를 가져올 수 없는 것도 걱정하고, 일어나지 않을 일도 앞질러 걱정하는 등, 항상 온갖 걱정에 휩싸여 있다.

사실 우리 걱정의 90% 이상은 바뀔 수 없거나, 하나마나 똑같거나, 일어나지 않을 쓸데없는 것이라고 한다. 걱정이 많으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생각이 많고 걱정이 많을수록, 실천력은 그만큼 떨어진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불행한 사람들은 좀처럼 자신의 현실이 바뀌지 않으니까 항상 자기 자신은 불행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불행한 사람일수록 헛된 욕망을 갖는다. 비현실적이고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를 갖고 있어 거의 실현가능성이 없다. 그래서 자신은 뜻대로 되는 일이 없고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러한 부정적이고 위축된 태도 때문에 끈질기게 도전하지 못하고 쉽게 포기한다. 그리하여 점점 자신감을 잃고 좌절하고 자포자기함으로써 더욱 자신은 불행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와 함께 질투심, 시기심이 심해져서 남들이 잘되는 모습을 견디지 못한다.

남들과의 비교도 자신의 욕망이 컸던 만큼, 그 분야의 최고와 비교한다. 예컨대, 자기 그림을 전혀 못 파는 무명화가가 최고의 그림 값을 받는 유명화가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질투하고 시기한다. 그러면서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으니 불행하다고 비탄에 빠지면서 정말 불행해 진다.

그들은 또 열심히 일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헛된 욕망을 성취하려는 속절없고 맹목적인 열정이어서 뚜렷한 성과가 없으며 너무 생각이 많아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헛고생이 많다. 자기 나름으로는 열정적으로 일하는데 좀처럼 이렇다 할 성과가 없으니 자신은 불행하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불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은 대체적으로 많은 심리학자들이나 신경의학자들이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이 불행한 이유를 알았으면 불행을 극복해야 한다.그러면 어떻게 불행을 피하고 불행을 극복할 수 있을까?

롤프 도벨리(Rolf Dobelli)의 <불행 피하기 기술>(2017). 독일어 원제와 영어 제목은 각각 『Die Kunst des guten Lebens,』 (2017), 『The Art of the Good Life』(2017).

스위스 출신의 저명한 기업가이자 컨설던트인 롤프 도벨리(Rolf Dobelli)는 그의 <불행 피하기 기술(The Art of the Good Life)>(2017)에서 52가지의 불행을 피하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경영과 관련된 것이지만 ‘세상은 당신의 감정에는 관심없다’ ‘당신의 인생은 인과적(因果的)이지 않다’ ‘틀린 것을 피하면 옳은 것이 온다’ 등은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그는 불행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기 앞에 놓인 상황들을 이성적, 합리적,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날려 보내고 걱정을 크게 줄이면서 생각보다 행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행한 사람들은 세상과 사회와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고, 너무 불합리한 것들이 많다고 불평하며 그러한 것들이 바뀌어야 자신이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자신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자신이 바뀌어야 실제로 불행한 자신의 처지 또는 자신은 늘 불행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불행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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