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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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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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 모닝노트] 날 오래 기억하세요
“가을은 내 가슴의 추수를 끝내버렸네
빈 기슭이 되었네
달던 과실도
알곡식도 푸르른 나뭇잎도 떠나버렸네
무엇으로 채울까
못 견디게 서늘한 바람만 부는데
목메이게 불러볼
그리운 이도 없는데
불타듯
부르짖어 기다리는 고운 세상도
멀기만 한데
꽃도 져버렸네 새도 가버렸네
가을은 내 가여운 넋마저
데리고 깊어져버렸네.”
-나해철 ‘깊은 가을’
당신,
벌써 11월의 마지막 주를 맞습니다
가을도 겨울도 아닌 계절에
가난한 이웃을 떠올립니다
세상풍파
모든 것은 예고에 불과한 고통일 뿐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그래도
좋은 친구가 있어
올 겨울을 이길 만하다 생각합니다
오늘은 추사의 ‘장무상망’ 이야기 전합니다
< 장무상망(長毋相忘)>
*長 (길 장)
*毋 (말 무, 없다)
*相 (서로 상)
*忘 (잊을 망)
'오랜 세월이 지나도 서로 잊지 말자.'
이 말은 세한도에 인장으로 찍힌 말입니다.
"우선(藕船), 고맙네!
내 결코 잊지 않음세!
우리 서로 오래도록 잊지 마세!"
'장무상망(長毋相忘)'은 추사가 먼저 쓴 것이 아니라 2천년전 한나라에서 출토된 와당에서 발견된 글씨입니다.
'생자필멸'이라는 말처럼 살아있는 것은 모두 쓰러지고 결국에는 사라 집니다.
그러나 추사와 그의 제자 이상적이 나눈 그 애절한 마음은
이렇게 오늘도 살아서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가장 어려울 때 추사를 생각해 준 사랑하는 제자에게 추사는 세한도를 주면서
요즘 말로 가볍게 '영원불멸' 이라 하지 않고 조용히 마음을 안으로 다스려
'장무상망'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그 애절함이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것입니다.
당신이 외로울 때 힘이 되어줄 사람,
장무상망의 그 사람이 당신에게는 있습니까?
세상을 살면서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長毋相忘)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두어 명은 있어야 내 인생은 헛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출처 김아가타 좋은 글에서 >
당신.
첫눈이 내리는 소설(小雪)도 엊그제 지나갔습니다.
따뜻하고
노글노글한 아랫목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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