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대원 작가, 독서지도사 [더코리아저널]
어떤 책에서는 목표를 크게 가지라고 말합니다. 그래야만 더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이죠.
또 어떤 책에서는 목표를 작게 잡고, 작은 것부터 달성해 나가라고 말합니다. 그래야만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해 나갈 수 있다고 말이죠.
전혀 달라 보이는 이 두 가지 말은 둘 다 정답입니다.
아니 그러면 도대체 꿈을 크게 잡으라는 거야 아니면 작게 잡으라는 거야라고 다시 반문할 수 있겠죠.
이 부분을 자세히 설명해 볼까 합니다.
우선 작은 목표부터 시작해 볼까요?
작은 목표가 필요한 이유는 그게 행동을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목표와 현실 사이에 간극이 있기 마련인데, 이 간극의 차이에 따라 행동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푸시업(팔 굽혀 펴기)을 하루에 100개씩 한다고 목표를 잡았다면, 하루는 어찌어찌한다고 해도 다음날부터는 힘들어서 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단기적인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것이죠. 우선은 하루 100개가 아니라 하루에 10개부터 시작해도 되고, 그것도 힘들면 1개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근데 실제로 해보면 1개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무릎을 바닥에 대고 하면 됩니다. 정자세로 하는 건 1개도 어렵지만 무릎을 대고 하면 5개도 수월해집니다. 중요한 건 나를 성장하게 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그것을 얼마나 잘하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역량을 파악하고 그 역량 내에서 무리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목표부터 세우는 것입니다.
이때 너무 쉬울 만큼 작은 목표를 잡는 이유는 목표가 클 때 발생하는 저항을 최소화하는 전략입니다. 우선은 습관부터 만드는 것이죠. 이렇게 어느 정도 습관이 자리 잡히고 나면 줄어든 저항만큼 조금씩 강도(목표)를 높여 나갈 수 있습니다. 작은 목표를 세운 이유는 "행동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저항"을 최소화하는 것이지, 작은 목표 자체에 머물기 위해서는 아니잖아요. 그러니 다음 단계는 지속적으로 목표를 높여 나가면 됩니다.
모든 성장은 반복을 통해 얻어집니다. 그리고 반복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고요. 그러니 우선은 작은 목표를 통해 습관부터 세팅하고, 그렇게 자리 잡은 습관을 활용해 그다음 목표를 잡고 달성하고, 또 다음 목표를 잡고 달성하고를 반복해 나가면 됩니다.
왜 작은 목표가 중요한지 이해되셨나요?
다음은 큰 목표입니다.
꿈을 크게 가져라, 큰 목표를 세워라 같은 조언의 의미는 장기적으로 큰 목표를 세우라는 뜻입니다.
앞서 작은 목표에서 설명했듯이 단기적으로 노리는 큰 목표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성장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작게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달성해 나가면서 조금씩 더 큰 목표로 나아가면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목표를 너무 낮게 잡으면 작은 성취에 머물러 안주하게 되고, 성장은 도태되기 때문에 큰 목표를 잡으라고 하는 것이죠.
원씽이라는 책에 소개된 도미노 이야기가 있습니다.
도미노 하나가 쓰러질 때 자기 키보다 1.5배 더 큰 도미노를 쓰러뜨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원리를 바탕으로 5cm짜리 도미노로 시작해 한번 넘어뜨릴 때마다 1.5배씩 더 큰 도미노를 쓰러뜨리면 불과 57번 만에 달에 닿을 만큼 큰 도미노가 넘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처음 이 글을 읽고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서 실제로 엑셀로 계산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24번째는 롯데타워보다 더 큰 도미노가 57번째는 달까지의 거리만큼의 도미노가 72번째는 태양까지의 거리만큼의 도미노의 크기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정말 놀랍죠.
처음에 아무리 작게 시작하더라도 그것을 꾸준히 성장시켜 나가면(등비수열 : 비율로 커지는 방식) 처음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큰 성장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멋진 사례입니다. 그러니 목표를 크게 세우는 것은 사실 이룰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그만큼 오랫동안 밀도 있게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어느덧 새해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며 이런저런 계획을 잡고, 목표를 세우게 될 겁니다.
만약 작년 한 해 작은 목표라도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며 성장시킨 것이 있다면, 아마 올해는 훨씬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무리하게 목표를 잡았다가 금세 지쳐서 포기한 일도 있을 겁니다. 이제 새해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감이 잡히시지 않나요?
1주 혹은 2주 간격으로 우선은 작은 목표부터 잡고 실천해 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고 나면 조금 더 큰 목표 잡고 또 한 번 더 도전해 보는 거죠. 혹 목표가 높아서 실패했다면 다시 조금 낮춰서 달성하고, 또 조금 높이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지점에서 시작해서 점점 나를 발전시켜 나가면, 연말쯤에는 제법 괜찮은 성과들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단순한 원리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의 작고 사소한 목표들을 비웃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비웃음은 불과 몇 달 만에 부러움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도대체 비결이 뭐냐고 물어 올 테고, 당신은 그들에게 오늘 제가 알려준 원리를 이야기하겠죠. 그러면 그들은 생각할 겁니다.
'그럼 그렇지, 그런 비결을 나한테 솔직하게 알려줄 리 없지.'라고요.
성공한 많은 사람들의 삶에 이 공식을 대입해 보세요.
주변에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이나 몸짱이 된 친구에게 이 공식을 대입해 보세요.
몇 년 전까지는 별 볼 일 없었는데, 지금 보니 상당한 자산가가 된 사람들에게 이 공식을 대입해 보세요.
개인마다 다 삶은 다르고, 주어진 환경은 다르겠지만, 결국 그 속에서 성과를 만든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성공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고, 실패하는데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라고 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처럼 성공하는 원리는 다 비슷하지만, 실패한 이유는 다 제각각일 수밖에 없겠지요.
실패한 이유가 다 다른 것은 저마다 주어진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고, 성공한 이유가 비슷한 것은 그 원리가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진=변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