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의학박사, 클래식애호가 [사진=더코리아저널]


[김민석 뮤직박스] 슈베르트: 교향곡 3번 D장조 D. 200

우리 몸에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장기가 있습니다. 바로 혈관입니다. 이는 집에서 도배와 장판은 쉽게 교체할 수 있어도, 배관을 수리하기는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혈관 질환 중에서도 흔하면서도 위험한 것이 동맥경화입니다. 동맥경화는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면서 동맥벽이 단단해지고 혈관 내강이 좁아지는 질환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동맥경화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오랫동안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동맥경화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면 식습관을 개선하거나 운동을 시작하게 되고, 심한 경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스타틴이라는 약물을 복용하기도 합니다. 스타틴이 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은 여러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 입증되었습니다.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스타틴 치료는 5년 동안 심혈관 사건 발생률을 약 2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동맥경화가 잘 생기고, 이를 낮추는 스타틴을 복용하면 동맥경화의 진행이 줄어든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쯤 되면 동맥경화의 주범은 높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도 동맥경화가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보고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동맥경화의 주요 원인으로 콜레스테롤보다 염증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는 이론은 "지질 가설"이라고 부르고, 염증을 주요 원인으로 보는 이론은 "염증 가설"이라고 부르는데, 현재는 염증 가설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동맥경화를 예방하기 위해 스타틴 대신 소염제를 복용해야 할까요? 실제로 염증을 억제하는 다양한 약물을 사용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통증 및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던 콜키신이 주목받고 있으며, 인터류킨-1베타 억제제인 카나키누맙도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IL-6, TNF-alpha 억제제들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인 스타틴도 염증 억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결론적으로, 동맥경화는 단순히 콜레스테롤 문제만이 아니라 염증이라는 복잡한 요인과 얽혀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질 가설"과 "염증 가설"을 살펴보면 질병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질병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원인(고콜레스테롤)"을 확신하고 섣불리 "교정(스타틴)"하려는 시도가 새로운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결국, 지질이든 염증이든 약물에 의존하기보다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입니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가 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사진=김민석]

오늘 감상하실 곡은 프란츠 슈베르트의 교향곡 3번 D. 200입니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가 18세의 나이에 작곡한 교향곡으로 그의 초기 교향곡 중에서도 특별히 매력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1800년대 초반의 음악적 배경과 슈베르트가 당시 받은 영향들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슈베르트는 이 곡을 작곡할 당시 고작 18세였지만 이미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확고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3번 교향곡은 그의 초기 두 교향곡보다 더욱 성숙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작곡가 로시니의 스타일과 베토벤의 음악에서 받은 깊은 영감이 공존하는 작품입니다. 특히 로시니의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리듬감과 선율적 유려함이 느껴지는데, 이는 당시 로시니의 음악이 빈에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악장은 웅장하고 극적인 서주로 시작하여, 생동감 넘치는 빠른 주제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입니다. 클라리넷이 이끄는 밝고 경쾌한 주제가 등장하며, 현악기들의 싱코페이션 리듬이 더해져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 악장은 대조적인 선율과 색채로 가득하며, 슈베르트의 선율적 재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두 번째 악장은 첫 악장보다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변주 형식을 따릅니다. 가벼운 리듬감과 섬세한 목관악기의 사용이 돋보이며, 듣기에 매우 편안하고 매력적입니다.

이 악장은 그 자체로 단순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세 번째 악장은 전통적인 미뉴에트 형식이지만, 빠르고 생동감 넘치는 스케르초적 성격을 띱니다. 이 트리오 부분에서는 전형적인 오스트리아 민속 춤곡 랜틀러를 연상시키는 소박하고 농촌적인 느낌의 멜로디가 등장하며, 첫 부분과의 대조를 이룹니다.

마지막 악장은 그야말로 에너지로 가득 찬 피날레입니다. 이 악장은 형식적으로 느슨한 소나타 형식으로 묘사되지만, 론도 형식이나 변주곡 형식으로도 들릴 만큼 자유롭고 다채로운 전개를 보여줍니다. 빠른 6/8박자의 경쾌한 리듬과 강렬한 음형들이 교차하며, 흥미진진하게 마무리됩니다. 오늘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1978년 연주입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SCHUBERT: Symphony No. 3 in D major D. 200

I. Adagio maestoso - Allegro con brio 10:30

II. Allegretto 5:10

III. Menuetto: Vivace - Trio 4:18

IV. Presto vivace 5:15

김민석 올림

슈베르트: 교향곡 3번 D장조 D.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