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의학박사, 클래식애호가 [사진=더코리아저널]


[김민석 뮤직박스] 쇼팽: 마주르카 op. 17 & op. 24

"지방을 많이 먹으면 지방이 쌓인다"는 막연한 믿음이 있습니다. 특히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 질환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지방이 많은 음식을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지방보다 탄수화물이 몸속에서 지방으로 변해 쌓인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립니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 몸에서 지방을 만드는 주범은 무엇일까요?

실제로 지방을 먹는다고 해서 곧바로 체지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방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거나, 필요하면 일부가 저장될 뿐입니다. 반면,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남는 포도당이 중성지방으로 변해 체지방으로 저장됩니다. 특히 빵, 과자,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됩니다. 인슐린이 많아지면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변하는 과정이 활성화됩니다. 즉,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는 것이 체지방 증가의 더 큰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몸이 탄수화물과 지방 중 어느 것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지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인슐린입니다.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면 탄수화물이 우선적으로 연소되며, 동시에 지방 분해가 억제됩니다. 반면, 인슐린이 적게 분비되면 지방이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체지방 연소가 활발해집니다. 따라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체지방 감소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됩니다.

혈액 검사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걱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더 위험한 것은 중성지방입니다. 중성지방은 남은 탄수화물이 간에서 변환되어 체내 지방으로 이동하는 형태입니다. 중성지방이 높아지면 LDL 콜레스테롤이 작고 무거운 sdLDL(소형·밀도 높은 LDL)로 변화하며, 이는 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일반 LDL과 sdLDL의 비율은 9:1 정도이지만, 스타틴 계열의 약을 복용하면 일반 LDL은 감소해도 sdLDL은 크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결국, 전체 LDL 수치가 낮아져도 혈관 질환 위험이 크게 줄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sdLDL을 줄이려면 중성지방을 낮춰야 하고, 중성지방을 낮추려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작년에 받았던 혈액 검사 결과를 확인해 보세요. 중성지방 수치는 일반적으로 150 mg/dL 이하면 정상으로 판단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100 mg/d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만약 중성지방 수치가 100 mg/dL 이상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탄수화물과 당류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식습관을 조절하며 3개월만 꾸준히 실천해 보세요. 중성지방 수치가 개선될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건강도 한층 좋아질 것입니다.

오늘 들으실 곡은 쇼팽의 마주르카 op. 17과 op. 24입니다. 마주르카 op. 17은 1832년에서 1833년 사이에 작곡되어 1834년 라이프치히에서 출판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쇼팽이 프랑스로 이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때로, 그는 여전히 조국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했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망향의 정서는 그의 많은 작품에 스며들어 있으며, 이 네 개의 마주르카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납니다. 마주르카란 폴란드의 3박자 춤곡으로, 주로 빠른 템포를 가지며 불규칙한 강세(보통 둘째 또는 셋째 박에 강조)가 특징입니다. 하지만 쇼팽은 단순한 춤곡의 형식을 넘어, 이를 통해 깊은 감정과 독창적인 음악 언어를 펼쳐 보였습니다.

op. 17은 네 곡으로 구성됩니다. 1번은 대담하고 영웅적인 성격으로 시작합니다. 첫 테마는 당당한 선율을 이루지만, 이후 살롱에서 울려 퍼질 법한 경쾌하고 우아한 춤곡 분위기로 변화합니다. 강한 첫인상과 대비되는 부드러운 흐름은 쇼팽의 피아노 작법이 얼마나 정교한지를 보여줍니다.

2번은 왈츠처럼 흐르지만, 마치 야상곡을 연상시키는 애수 어린 분위기를 가집니다. 마이너 키에서 펼쳐지는 선율은 조용하면서도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짧은 곡임에도 불구하고 쇼팽 특유의 개인적인 서정성이 강하게 배어 있습니다.

3번은 쇼팽이 작곡한 마주르카 중에서도 비교적 긴 편에 속하며, 특이한 화성 진행이 특징입니다.

4번은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마치 야상곡처럼 신비롭고 어딘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듯한 피아노 터치가 매혹적입니다. 쇼팽의 마주르카가 단순한 민속춤곡이 아니라 마치 한 편의 시와 같은 음악적 초상화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op. 24는 1836년에 출판되었습니다. 이때 쇼팽은 26세의 젊은 나이였고, 이미 파리에서 성공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에는 여전히 조국 폴란드에 대한 향수가 짙게 배어 있으며, 이 네 개의 마주르카에서도 그러한 감성이 녹아 있습니다.

1번은 은 G 단조로 시작되며 비교적 느린 템포를 지닙니다. 마치 한 편의 짧은 이야기처럼,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2번은 C 장조로 시작되며 조용한 소리로 연주되는 C와 G 장조 화음의 교차로 첫 주제를 제시합니다. 중간부의 트리오는 D-flat 장조로 진행되며, 마지막에는 화음이 반복되며 곡이 마무리됩니다.

3번은 A-flat 장조로 쓰였으며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지닙니다. 쇼팽의 마주르카 중에서도 비교적 밝고 유려한 선율이 돋보이며, 춤곡 특유의 리듬감이 강조됩니다. 마치 감미로운 즉흥곡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고 세련된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4번은 Op. 24 세트 중 가장 긴 작품이며, 강렬한 정서적 깊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F 음 하나로 곡이 끝나는 점이 인상적인데, 이는 마치 끝나지 않은 이야기처럼 들리며 청중에게 강한 여운을 남깁니다. 오늘은 니키타 마갈로프 (피아노)의 1977년 연주입니다. 행복하세요.

쇼팽: 마주르카 op. 17
CHOPIN: Mazurka op. 17
No 1 in B flat 2:16
No 2 in E minor 1:56
No 3 in A flat 3:24
No 4 in A minor 4:05

쇼팽: 마주르카 op. 24
CHOPIN: Mazurka op. 24
No 1 in G minor 2:37
No 2 in C 2:27
No 3 in A flat 1:56
No 4 in B flat minor 4:03

쇼팽: 마주르카 op. 17 & op. 24

[사진=김민석]
[사진=김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