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 논설위원 [사진=더코리아저널]
[천지인 칼럼] 덕(德)을 갖춘 정치인이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정치가는 어떤 인물일까?
장자는 성품이 온전하고 덕이 드러나지 않은 자라고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성품이 온전하면 밤이나 낮이나 간에 언제나 화사한 봄기운으로 사물을 대하게 되므로
사물과 접할 때에 맞게 처리하게 되므로, 달리 표현하면 자연의 예지를 체득한 사람이다.
인생은 변하지만 자연은 영원하다.
자연은 누구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봄이 누구를 위해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닌 것처럼 -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다스리나, 구름이 가건 오건 산은 다투지 않는다네
(花開花謝春何官 雲去雲來山不爭) - 매월당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물었다.
“위(衛)나라에 용모가 추악하게 못생긴 사람이 있는데 사람이 있는데, 애태타(哀駘它)라고 합니다.
남자들 중에 그와 함께 지내본 사람은 그를 사모하여 떠나지 못하며, 여자들은 그를 보고 나면 자기 부모에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청하는 사람이 몇십 명 인데도 그런 사람이 그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가 남보다 앞서 주장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고, 항상 다른 사람을 따라갈 뿐입니다.
내가 불러 살펴보았더니 과연 천하를 놀라게 할 정도로 못생겼습니다
과인과 함께 지낸 지 한 달이 채 안 되어 과인은 그 사람됨에 마음이 끌리더니, 1년이 되기 전에 과인은 그를 믿게 되었습니다.
마침 나라에 재상 자리가 비어 있어서 과인이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하였더니, 얼마 안 되어 과인을 버리고 떠나버렸습니다.
과인이 슬퍼서 무엇을 잃어버린 것 같았으며, 이 나라의 즐거움을 함께할 사람이 없는 듯했습니다. (卹焉若有亡也 若無與樂是國也)
이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애태타는 말하지 않아도 신망을 얻고, 남을 위해 공을 세우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따릅니다.
나라를 통째로 주어도 오히려 그가 받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틀림없이 그는 본래의 성품이 온전하고 덕이 드러나지 않은 자입니다."
이에 애공이 물었다.
" 본성이 온전하다는 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 삶과 죽음, 있음과 없음, 순경(順境)과 역경(逆境), 부유함과 가난함, 현명함과 어리석음,
칭찬과 비난, 굶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더위, 이 모두는 사물의 변화이자 명의 유행입니다.
사람의 지식으로는 움직임의 원인을 규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16가지가 본래 없는 일임을 간파하면, 마음 속 중화의 덕을 어지럽히지 못하고 마음자리로 틈입하지 못합니다.
사물의 변화를 조화시키면 탁 트여서 즐거움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에 밤이나 낮이나 간에 언제나 화사한 봄기운으로 사물을 대하게 됩니다.
이것이 사물과 접할 때에 맞게 처리하는 겁니다.
이를 일컬어 본래 성품의 온전함이라고 말합니다."
애공이 물었다.
" 그러면 덕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무엇을 뜻합니까?"
" 세상에서 가장 평평한 것은 고요하게 멈추어 있는 물입니다.
이는 매우 평평해서 척도로 삼을수 있습니다.
고요한 물은 안으로 안정되고 밖으로 출렁거리지 않습니다.
德(덕)이 이루어지고 조화가 성립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물의 경우 사람들이 그를 떠날 수 없습니다.
- 이상은 장자의 덕충부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
이렇게 자연을 완전히 터득하고 자연에 동화되니 애태타는 사람의 죽음을 구해줄 수 있는 능력이나 권력도 없거니와 뛰어난 학식도 없으며, 재산을 가져 배부르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오히려 세상이 놀랄 못생긴 추모지만 자연의 이치를 따르고, 다만 사람들과 조화할 줄 아는 힘을 가진 것 뿐이건만, 숲이나 물가에 가면 편안하고 좋아지듯이 모든 사람이 따랐다.
언제나 현상과 조화하여 어떠한 환경에도 기쁨을 잃지 않으며, 자연의 입장에서 장자는 설명하려 했을 것이다.
과연 요즈음 현실적으로 애태타같은 놀랄만한 추남이 아무리 자연과 동화된 인격을 갖추었을지라도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흠모할 수 있을까 ?
필경 인간의 생사도 자연과 무엇이 다르랴,
자연에는 잘 생기고 못생기고의 개념이 없다.
德(덕)을 가장 큰 매력으로 여긴 것 같다.
- 합장 -
[사진=천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