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의학박사, 클래식애호가 [사진=더코리아저널]


[김민석 뮤직박스] 베토벤: 디터스도르프의 "옛날 한 노인이" 주제에 의한 13개의 변주곡 A장조 WoO 66

음악을 듣거나 예술품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단순히 예술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창작하는 활동이 우울증과 불안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면 어떨까요? 런던 퀸메리 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집단 예술 활동이 노년층의 정신 건강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이 연구는 21개국에서 수행된 39개의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것으로 55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집단 예술 활동이 우울증과 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그림 그리기, 음악 연주, 춤과 같은 집단 예술 활동이 우울과 불안 증상을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요양 시설 거주자들에게서 그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는데, 이는 이들이 사회적 고립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통해 예술의 종류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창작하는 경험' 자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연구에서는 집단 예술 활동이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도 효과가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항우울제 복용이나 상담 치료와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으며, 비용 부담이 적고 부작용이 없는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합니다. 창작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이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입증된 것입니다. 영국에서는 '사회적 처방'의 일환으로 예술 활동을 정신 건강 관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 경로당 사업"이라는 것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목적은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디지털 격차를 줄이며, 건강과 안전을 증진하는 것입니다. 사업 내용을 살펴 보면 디지털 접근성 강화 (스마트폰, 키오스크 사용 교육), 건강 관리 (스마트 혈압계, 혈당 측정기), 사회적 고립 해소 및 여가 활성화 (원격 문화,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이 눈에 뜨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스마트 경로당 사업이 주로 교육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스마트 경로당에서 집단 예술 창작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한다면, 단순한 정보 제공이나 건강 관리에서 나아가 노인들의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 유대감을 증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https://youtu.be/xQR8xdfCCdQ?si=M5J3V_WCSHlE_QlS

오늘 들으실 곡은 "옛날 한 노인이" 주제에 의한 13개의 변주곡입니다. 주제는 디터스도르프가 작곡한 희극 오페라 빨간 모자에 나오는 유쾌한 아리아입니다. 이 아리아는 유쾌한 분위기와 갑자기 멈추는 부분 때문에 베토본이 관심을 갖게 됩니다. 베토벤은 이 특징을 변주 전반에 걸쳐 강조하며, 때로는 의도적으로 과장하여 유머를 극대화합니다.

어떤 변주에서는 갑작스러운 정지를 극적으로 활용해 청중을 놀라게 하고, 또 다른 변주에서는 리듬을 변형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이 변주곡의 또 다른 특징은 각 변주가 마치 독립된 소품처럼 들린다는 점입니다.

변주마다 짧은 멈춤이 있으며, 이로 인해 각 변주가 개별적인 성격을 지닌 듯한 느낌을 줍니다. 빠른 템포의 변주들이 주를 이루지만, 한 변주에서는 장례행진곡을 연상시키는 듯한 느리고 엄숙한 분위기가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조차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며, 베토벤은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되돌아갑니다. 이곡은 1792년에 작곡된 베토벤의 초기 작품 중 하나로 젊은 베토벤의 음악적 유머와 실험 정신이 돋보입니다. 오늘은 알프레드 브렌델 (피아노)의 1961년 연주입니다. 행복하세요.

베토벤: 디터스도르프의 "옛날 한 노인이" 주제에 의한 13개의 변주곡 A장조 WoO 66

BEETHOVEN: 13 Variations on Dittersdorf's "Es war einmal ein alter Mann" in A major WoO 66

13 Variations 11:58

김민석 올림

베토벤: 디터스도르프의 "옛날 한 노인이" 주제에 의한 13개의 변주곡 A장조 WoO 66

[사진=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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