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항 논설위원 [사진=더코리아저널]


[김진항 칼럼] 脈絡(Context)

줄기 脈 이을 絡으로 구성된 말이니 직역하면 줄기가 이어져 있다는 의미다.

마치 기차길이 역과 역을 이어서 주욱 연결되어 기차가 그 연결된 철길을 벗어나면 달릴 수 없는 것처럼 맥락을 벗어나면 상호 간 이해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맥락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맥락에 대한 정확한 이해, 즉 정명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맥락은 상황에 따라 뉘앙스가 조금씩 다른데,

시간적 맥락은 인과관계를 따라 만들어진다. 시간이란 변화의 매개변수이기 때문에 현존하는 것은 이전의 어떤 원인의 결과이고, 지금의 어떤 변화는 미래 결과의 원인이 되어 맥락을 이룬다.

그리고 공간적 맥락은 패턴으로 나타난다. 공간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재하는 패턴으로 맥락을 유지한다. 類類相從이 맥락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맥락은 분위기를 따른다. 그 사회가 갖는 문화적 배경과 사고방식, 관심사항 그리고 사회적 이슈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가 사회적 맥락을 결정한다.

이 사회적 맥락을 벗어나면 바보 취급을 받거나, 이방인 또는 왕따로 그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밀려난다.

다른 지방이나 외국의 삶이 불편한 것은 그 사회적 맥락의 궤도에 완전히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시간적 변수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옛날의 문화나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의 맥락을 알아야 한다. 세대차가 발생하는 이유도 맥락의 차이 때문이다.

외국어가 어렵고, 전문용어가 잘 암기되지 않는 이유도 그 맥락의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맥락을 알면 쉽게 암기되는 데, 이런 기억을 맥락적 기억이라고 한다.

새 유행를 배울 때, 노랫말 전체를 읽고 이해하고 나면 암기가 쉬워진다. 노랫말이 전하고자하는 전체 맥락을 알고 그 속에서 우리 말을 표현하는 맥락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팝송이나 서양음악 노랫말은 암기하기가 참 힘들다.

이처럼 맥락은 우리의 뇌가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데, 매우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따라서 맥락을 잘 활용하면 삶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단어는 사고의 수단이기에 맥락에 대한 正名을 손에 넣기 前과 後의 삶은 많이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