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희 도시공학 박사, 한세대교수 [사진=더코리아저널]
[권창희 도시미학] 공간문화자산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시나리오 /
권창희 한세대교수
우리는 종종 도시를 걸으며 문화의 숨결이 느껴지는 장소에 매혹된다. 그러나 도시의 빛나는 문화 공간들은 종종 특정 계층이나 지역에 편중되어, 많은 사람들이 그 빛을 가까이서 마주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은 우리가 공유해야 할 문화의 가치를 제한하며, 결국 도시의 조화와 지속 가능성을 해친다.
문제의 시작: 중심과 외곽의 격차
서울의 중심부에는 세계적 수준의 박물관과 갤러리가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외곽 지역은 그러한 시설이 거의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 중심부는 번화하고 활기를 띠지만, 외곽 지역 주민들은 문화적 자산에 접근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문화의 빛을 모든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해야 한다.
희망의 전환: 문화 허브의 분산
이제 도시 전체를 거대한 문화적 네트워크로 바꾸는 꿈을 꾸어보자. 중심부에 몰려 있는 대규모 시설을 외곽 지역으로 일부 이전하거나, 각 지역에 소규모 문화 허브를 설립하는 방안이 있다. '10분 거리 문화 접근성'이라는 목표를 세워, 누구나 10분 안에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면 어떨까? 이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배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작업이기도 하다.
디지털의 힘: 기술과 문화의 융합
첨단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도시 전체의 문화 자산 분포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불균형을 데이터로 명확히 드러내고, 가장 필요한 곳에 자원을 배치할 수 있다. 또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하면 물리적 이동이 어려운 사람들도 문화자산을 체험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특히 노년층이나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다.
[자료 권창희]
사람들의 참여: 문화 민주화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들의 참여다. 문화 자산의 배치와 프로그램 운영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주민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간다면, 그 공간은 단순한 문화시설이 아닌 공동체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결과: 모두가 누리는 도시의 문화
이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순히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게 될 것이다. 중심과 외곽, 부유한 계층과 소외된 계층 간의 격차는 점차 줄어들 것이고, 문화는 특정한 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를 위한 공공재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도시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문화적 자산의 공정한 분배와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도시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이 작은 변화가 큰 물결이 되어, 우리의 도시는 더욱 풍요롭고 공정한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