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변하지 않는 진리, 변화를 직시하는 지혜
— 일체개고·제법무아·제행무상에서 배우는 삶의 통찰
삶은 왜 이토록 불안하고 불완전하게 느껴질까.
불교는 그 물음에 대해 오래전부터 답해왔다.
불교의 핵심 교리이자 부처의 세가지 설법은 일체개고(一切皆苦), 제법무아(諸法無我),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일컽는 세 가지(三法印, 삼법인)이다
1. 일체개고 (一切皆苦) ― 모든 것은 고통이다
불교에서는 삶의 본질을 “고(苦)”로 본다. 여기서 고(苦)는 단순한 괴로움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모든 존재가 불만족스럽고 불완전하다는 뜻이다. 우리가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결국 사라지고, 집착할수록 괴로움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즉, 삶의 모든 조건은 무상하기 때문에 완전한 만족을 줄 수 없으므로, ‘일체가 고’라고 말한다.
2. 제법무아 (諸法無我) ― 모든 것은 ‘나’가 아니다
‘나’라는 고정된 실체가 있다고 느끼지만, 불교에서는 이를 환상(假我)이라고 본다. 우리의 몸, 마음, 생각, 감정, 기억, 인연 등은 모두 원인과 조건이 모여 일시적으로 형성된 것일 뿐, 독립적이고 영원한 “자아”는 없다는 가르침이다.
즉, 모든 존재는 서로 연기(緣起)하여 생겨나고 사라지므로, “나”라는 것은 집착할 대상이 아니라 덧없는 현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에서 모든 집착을 버리고 나로부터 멀리 떨어져 바라보아야 한다
3. 제행무상 (諸行無常) ― 모든 것은 변한다
세상의 모든 현상(諸行, 조건 지어진 모든 것)은 항상 변하고 멈추지 않는다는 원리이다. 꽃은 피고 지고, 사람은 태어나고 늙고 죽으며, 권력이나 재물도 머무르지 않는다.
불교에서는 이 무상을 깨달을 때, 집착에서 벗어나 해탈의 길을 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세가지 주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우주의 본질과 이치를 말하고 있다.
“모든 것은 고(苦)다(一切皆苦)”라는 선언은 인간 존재가 지닌 근본 조건을 꿰뚫는다.
우리가 행복이라고 붙잡는 순간조차 언젠가는 사라지기에 불완전하며, 그 불완전함이 곧 괴로움의 씨앗이 된다.
여기에 “모든 것은 ‘나’가 아니다(諸法無我)”라는 통찰이 이어진다.
몸과 마음, 생각과 감정은 영원한 자아가 아니라 인연 따라 잠시 모여든 현상일 뿐이다. 우리가 집착하는 ‘나’라는 실체는 실은 그림자 같은 허상에 불과하다. 집착에서 비롯된 갈등과 경쟁이 결국 스스로를 옥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진리, “모든 것은 변한다(諸行無常).”
봄의 꽃은 지고, 권력은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인간관계 또한 변화를 피할 수 없다. 무상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덧없는 것에 매달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
이 세 가지 가르침은 우리에게 냉엄한 현실을 전하는 동시에, 집착을 내려놓고 자유를 향해 나아가라는 지혜를 건넨다. 정치의 격랑 속에서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일상적인 인간관계 속에서도 이 불교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변화를 직시하는 사람만이 흔들림 없는 중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우리는 무상의 파도 위를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파도 위에서 춤추듯 살아가는 일일 것이다.
그것이 불교가 전하는 지혜이며, 또한 우리가 삶에서 얻어야 할 통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