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저널 부산취재본부 강문주 기자] 12회 부산여성영화제가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남포동 BNK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슬로건은 “몸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다양한 세대, 다양한 성별의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몸의 아픔과 불안을 평화롭게 풀어갈 길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개막작은 안토넬라 수다사시 푸르니스 감독의 〈타오르는 몸의 기억들〉(2004년, 90분)이다. 푸르니스 감독이 자기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스무 명의 코스타리카 여성들의 구술을 듣고 극영화로 재구성했다. 다양한 여성들의 몸과 성을 둘러싼 경험과 상처, 치유의 서사를 전한다.

올해 공모전 상영작 면면도 풍성하다. 모두 579편의 장단편 영화가 출품된 가운데, 엄정한 심사를 거쳐 17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새로운 가족을 꾸리고 싶어 하는 무연고 탈북 청소년의 고군분투를 그린 〈공무도하〉(한정국 감독, 103분), ‘퀴어의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신선한 질문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첨벙〉(김다연 감독 46분), 장녀의 희생과 남동생에 대한 편애 등 가족 문제를 미스터리 방식으로 풀어낸 〈믿음직한 딸〉(김남현 감독, 23분) 등이 관객을 기다린다.

공모작 중 대상 한 편, 장단편 각각 한 편씩 총 3편의 영화에 시상한다. 특히 관객상은 영화제 기간 전에 모집한 관객심사단이 결정한다(관객심사단 모집 관련 내용은 홈페이지 http://bwff.qshop.ai와 인스타그램 참조).

부산여성단체연합과 함께 하는 ‘컬래버 섹션’도 주목할 만하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영화 〈홍이〉(황슬기 감독, 86분)는 빈곤과 질병, 노화의 문제를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통해 조명한다.

경계가 분명치 않은 현실과 환상의 세계 사이에서 내면의 잃어버린 힘을 찾아 성장의 순간을 맞는 여성의 이야기를 유려한 필체로 그려낸 애니메이션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한지원 감독, 22분)도 놓치기는 아쉽다. 프로그램 전체와 예매 관련 정보, 그리고 GV 시간표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1월 1~2일 양일간 모퉁이극장 입구 광장에서 “여성의 몸을 발향하다”라는 주제로 플리마켓도 진행한다. 심리테스트를 거쳐 자기만의 아로마를 조향하고, 손뜨개로 키링도 만들어보는 체험 부스를 운영한다. 작년에 인기가 많았던 중고 의류 판매 부스 “언니들의 옷장”도 올해 열린다. 부산 도심 한가운데에서 가을의 정취와 함께 영화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부산여성영화제는 성별을 둘러싼 차별과 편견, 성과 몸, 가족과 관계를 여성주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독립영화를 부산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와 관객, 영화제를 준비하는 활동가들이 함께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평등과 평화의 대안을 찾아가는 의미 있는 지역 문화 축제다.

[사진=부산영성영화제 사무국]
상영표 [사진=부산여성영화제 사무국]